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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1

SPECIAL : 당신의 숙소를 특별하게 만들어줄, Tea 03

03. 홍차 이야기 (1) – 싱글 홍차와 플레이버드 홍차, 홍차의 제조 과정

글 티소믈리에 임은혜(티그레이스 브랜드 매니저)


에디터 소개
임은혜
- 티소믈리에연구원 골드과정 수료
- 카페 프랜차이즈 , 개인 매장 음료 메뉴 컨설팅
- TEA 제품 생산 컨설팅
- 밀크티 티에이드 원데이클래스 및 기업 강의
- 온라인 스토어팜 운영, 블로그 및 MAGAZINE ON 등에 TEA 관련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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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blimit Ablet on Unsplash

 

안녕하세요, 티소믈리에 임은혜입니다. 글 쓰는 지금은 10월 말입니다. 이 칼럼은 11월 매거진 온에 연재가 되겠죠? 10월 말인데 바람이 아주 많이 차가워졌네요. 매거진 온을 보시는 여러분들, 이제 외출하실 때 외투는 꼭 챙겨 입으시기 바랍니다.

 

지난 10월호에서는 블렌딩 티와 차를 마셔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복습 한번 하고 이번 호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플라워 블랙 티를 예시로 들자면 홍차, 파인애플, 꽃잎과 같이 여러 가지 원료가 섞인 차를 ‘블렌딩 티’라고 하고, 이런 블렌딩 티에 향을 입힌 것, 즉 가향 첨가를 한 차를 ‘가향차(플레이버드 티)’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초콜릿 루이보스 티를 이 기준에 맞춰 분석하면 루이보스와 건포도가 섞인 ‘블렌딩 티’이자, 럼 향을 입힌 ‘가향차’ 즉, ‘Flavored-tea(플레이버드 티)’가 됩니다.

 

 

 

싱글 홍차와 플레이버드 홍차

최근 찻잎에 과일 혹은 꽃에서 추출한 천연향 또는 인공착향료, 말린 과일 조각 또는 당절임 과일 조각, 향신료, 각종 허브 등을 첨가해 만드는 “플레이버드 티”, 여러 찻잎을 섞어 만든 “블렌딩 티”가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여러 가지 향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 중 플레이버드 티의 시작은 기존 홍차에 처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일과 꽃인 레몬, 복숭아, 재스민 향을 첨가한 것이었습니다. 이가 인기를 끌게 되자 각 국가의 대표적인 티 회사들이 그 회사만의 블렌딩 티를 만들게 된 것이죠. 현재는 수백 가지 각기 다른 블렌딩과 향을 가진 차가 끝도 없이 개발 및 출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스트레이트 티(단순히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는 티)와 아이스티(차갑게 하여 마시는 티)로 간단하게 마시거나, 우유를 섞어 밀크티로 마시기도 하고, 과일 청을 넣어 티 에이드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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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레이스 브랜드의 부드럽고 대중적인 플레이버드 티로는 “그레이스 후르츠 티”, “레드애플 티”, “오렌지 그린마테”, “얼그레이 클래식”, “초콜릿 루이보스”, “플라워 블랙 티”를 예로 들 수 있고,

톡톡 튀는 매력을 가진 플레이버드 티로는 “체리블러썸”, “파인애플 루이보스”, “피나콜라다”, “메이플 차이 블랙 티”, “체리쥬빌레 블랙 티”를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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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홍차 종류는 플라워 블랙 티나 메이플 차이 블랙 티, 체리쥬빌레 블랙 티로, 모두 싱글 홍차가 아닌 플레이버드 홍차이지요.

 

 

 

 

홍차, 어떻게 제조가 될까?

오늘은 “홍차”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지난 호에서 설명해 드렸던 6대 다류와 산화도의 관계를 기억하시나요? 산화도에 따라 구분되는 차 종류 6가지인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에서 전체 산화도를 1부터 100까지라고 놓는다면, 홍차는 약 85 정도로 산화된 차를 의미합니다. 차를 덖는 과정에서 차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이 가공과정 중 산화 효소를 만나 다른 성분으로 변하는 과정을 산화라고 한다고 말씀드렸었죠? 이는 홍차의 제조 과정을 알아 두시면 이해가 더 빠르실 거예요.

 

홍차의 제조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채엽(採集, plucking : 잎 따기. 즉 찻잎을 모으는 행위)이 첫 번째입니다.

채엽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차밭(다원)의 차나무 사이를 지나가면서 새로 자라난 차나무의 새싹을 손으로 직접 뜯어서 모으거나 기계를 이용해 차나무의 표면을 깎아서 잎을 모으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손으로 직접 찻잎을 따는 행위를 “핸드 플러킹”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차의 시배지인 하동의 경우 직접 손으로 채엽하는 경우가 많고, 이와 반대로 일본식 녹차와 같은 차를 만들기 위해 공장형 다원으로 기획된 제주의 경우 기계식 채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홍차는 이렇게 찻잎을 채엽한 후, 살청(폴리페놀 산화효소를 죽이는 과정으로 흔히 녹차에서 사용됨)을 거치지 않는 대신 위조 과정이 들어갑니다. 막 채엽한 찻잎은 수분이 많이 남아 있어 잎이 거칠기도 하고, 잘 부서지거나 찢어져 버리기 때문에 찻잎의 수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려면 찻잎을 시들리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수분 함유량을 낮춰 찻잎을 시들게 하는 행위를 위조(萎凋, withering)라고 합니다. 이 과정은 녹차에는 없고, 홍차에만 존재하는 중요한 과정이자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단계이기도 합니다.

 

찻잎 위조 후에는 찻잎의 세포를 분쇄하고, 그 속에서 즙이 나오게 하는 유념(揉捻, rolling) 과정을 거칩니다. 비빈다는 의미가 있는 유념 과정은 위조를 거친 찻잎이 부드러워지면, 그 찻잎에 상처를 내어 세포벽을 허물고 찻잎의 성분을 방출하게 만드는 단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흔히 홍차를 만들 때 유념 과정에서 차의 농도와 색감, 맛이 결정되는데, 엽록소의 파괴 정도에 따라 유념을 더 혹은 덜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손으로 직접 유념을 했지만 이 경우 매우 심각한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대에서는 일반적으로 유념기라는 기계를 사용해 유념을 진행하죠. 그러나 특별한 유념 과정이 필요한 랍상소우총과 같은 몇몇 차는 아직도 직접 손으로 유념하기도 한답니다.

 

그다음, 용도와 목적에 따라 분쇄(粉碎, disrupt) 과정을 거칩니다. 홍차는 찻잎의 입자가 작을수록 진하고 강하게 우러나기 때문에 분쇄하지 않은 찻잎은 싱글 홍차로, 분쇄한 찻잎은 밀크티 용도로 많이 사용하곤 합니다. 흔히 우리가 아는 얼그레이는 분쇄하지 않은 부드러운 홍차이며,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는 분쇄해 향이 강하고 색이 진한 홍차입니다.

이 분쇄 방식도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먼저 일반 로터베인으로 분쇄하는 방법과 CTC 방식으로 분쇄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반 로터베인 방식은 말 그대로 로터베인이라는 기계를 돌려 찻잎을 분쇄하는 방식이고, CTC 방식은 curl(말기), tears(찢기), crush(분쇄)의 약자로 찻잎의 입자를 아주 잘게 분쇄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CTC 방식을 활용하여 분쇄하면 찻잎이 작게 작게 찢겼기 때문에 홍차가 빠르고, 진하고, 강하게 우러납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CTC 방식으로 분쇄한 찻잎은 일반 찻잎보다 외형이 동글동글하게 말려 있으며 무게감이 있고, 주로 밀크티 베이스로 사용되곤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홍차를 분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홍차의 용도와 목적에 따라 분쇄를 하기도, 안 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위조와 분쇄 후 찻잎을 크기별로 분류하는 작업인 선별(篩分, sift) 과정을 거칩니다. 선별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크기의 거름체를 통해 떨어지는 찻잎을 분류하며 찻잎의 등급을 결정합니다. 이때 반드시 큰 잎만 좋은 차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작은 찻잎이라고 해서 나쁜 차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양한 조건을 따져 그 품질을 고르는 것이죠.

 

찻잎은 유념 단계에서 초록색 빛을 살짝 가시게 되고, 이후 발효(醱酵, fermentation) 공정을 통해 산화를 시킵니다. 이때 각종 효소의 힘으로 찻잎의 색이 초록색에서 붉은빛을 띤 갈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발효 단계는 홍차의 맛이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랍니다.

 

발효 후에는 찻잎의 산화를 막고 유통을 하기 위해 건조(乾燥, drying) 과정을 거쳐 찻잎의 수분함량을 5% 이하로 줄여야 합니다. 보통 건조를 하기 위해서는 온풍기를 이용하거나 숯불을 이용해 직접적인 수분 함량을 줄인 후, 정전기를 사용해서 잔가지를 흡착해 제거합니다. 이때 분쇄되지 않는 차는 이 과정에서 다시 직접 수작업으로 가지를 골라내기도 합니다. 이 작업을 선별(選別, attract)이라고 하며, 선별 후에는 밀폐가 가능한 종이 봉투나 지퍼백에 계량해서 포장(包裝, packing)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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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arolyn V on Unsplash

이렇게 모든 제조 과정을 거친 홍차는 우리 곁으로 오며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판매됩니다. 홍차를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많이 복잡하고 다양한 노력과 정성이 들었단 걸 알게 되시면, 앞으로도 홍차를 더 맛있고 의미 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홍차 이야기 어떠셨나요? 다음 시간에는 홍차의 효능과 어떻게 하면 홍차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쌀쌀한 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연재목차]

2018. 09 차에 대한 이해와 숙소 차별화

2018. 10 블렌딩티와 차를 마셔야 하는 이유

2018. 11 홍차 이야기 (1)

2018. 12 홍차 이야기 (2)

2019. 01 홍차 이야기 (3)

2019. 02 홍차 이야기 (4)

2019. 03 홍차 이야기 (5)

2019. 04~ 녹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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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소믈리에 임은혜

티소믈리에연구원 골드과정 수료했으며 카페 프랜차이즈와 개인 매장 음료 메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