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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Insight

2018-12-03

ESSAY : 왜 게스트하우스가 하고 싶어요?

이렇게 어렵고 생각보다 수익이 많지 않은 게스트하우스가 왜 하고 싶어요?

글 숙소발전소 운영총괄 CHLOE (https://brunch.co.kr/@merrychloe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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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발전소 운영총괄 CHLOE

안녕하세요. 게스트하우스 운영 대행과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숙소발전소의 공동대표이자 운영총괄을 맡고 있는 CHLOE(클로이)라고 합니다.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숙박업계에 발을 들였고, 프랜차이즈 게스트하우스의 총괄매니저와 게스트하우스 예약관리 서비스 ONDA의 영업 및 파트너 지원을 통해 시야를 넓힌 후 다시 게스트하우스 운영의 세계에서 열일하고 있는 숙소의 운영자입니다. 숙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온 경험과 여러 컨셉의 숙소를 운영해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숙소 운영의 노하우를 많은 분들께 널리널리 공유하고자 합니다.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게스트하우스 창업과 운영을 먼저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환상과 기대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은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낭만과 추억이 아닌 ‘수익’이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왜 게스트하우스가 하고 싶어요?

2018년 12월, 게스트하우스 붐이 일기 시작한 지 6-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넘쳐난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게스트하우스 산업이 이미 레드오션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게스트하우스 창업설명회나 창업컨설팅 현장을 찾아가 보면 아직도 그곳은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어 할까?

본인이 게스트하우스 업계에서 4년째 일을 해오면서 이 질문에 내린 개인적인 결론은 ‘쉬워 보여서’이다. 게스트하우스 등장의 첫 취지는 우리 집에 남는 방을 객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금 저렴한 금액으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집이나 원룸을 소유한, 어딘가에 이미 세를 주고 있는 사람들이 유독 게스트하우스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문의를 한다. 하지만, 그들이 소유한 집과 원룸은 ‘거주’를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구매하거나 임대한 곳이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지역에 많이 위치하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어떤 호스트는 본인이 출장을 많이 가는 지방에 월세방을 얻어 놓고 자신이 이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숙박 공유 사이트를 통해 객실을 판매해보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시작한다. 딱히 이 일을 통해 막대한 매출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조금이라도 이득이 된다면 이렇게 작은 규모의 게스트하우스 호스트가 되는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이런 사람들은 그저 ‘남는 방, 남는 집 하나 빌려주는 건데.’라는 생각으로 처음은 가볍게 시작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왜 이렇게 내 방이 안 팔리지?’라며 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없을까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쉽게 생각하고 시작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은 실제로는 절대로 쉽지 않고, 그만큼 숙소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의 비용은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처음 ‘다만 얼마라도’라고 생각했던 수익에 대한 기대치는 ‘최대한 많이’로 바뀌게 된다. 만약 생각보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쉽지 않고 초기 예상했던 것보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이기 원한다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빠르게 접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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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운영은 낭만과 추억이 아닌 ‘수익’이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정말 게스트하우스 운영은 쉬워 보이는 걸까 아니면 쉬운 걸까?

부분적으로는 둘 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게스트하우스는 다른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자본이 들지 않는다. 법적 허가를 받는 것도 다른 사업에 비해 어렵지 않다. 현재 국내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세세하게 다루는 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도 모 게스트하우스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쉽게 말해서 그냥 마음만 먹으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사업과 비교하여 진입장벽이 낮은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누구나 한 번쯤은 고려해보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또 다른 이유를 들자면,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했던 여행자들은 고객으로서 겪은 게스트하우스의 긍정적이고 단편적인 모습만 볼 수밖에 없다. 추측하건대 그들은 그 속에 숨겨진 많은 고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아, 이 정도 업무면 어렵지 않을 것 같고 즐거울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조금은 더 가볍게 여겼을 것이다.

 

 

게스트하우스 창업/운영 컨설팅을 하면서 예비창업자나 운영자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왜, 하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싶은가요?’ 라는 질문이다. 질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각각의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대다수는 두 가지 답변으로 나뉘어 대답한다.

 

첫 번째는 게스트하우스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겪었던 경우일 때다. 어딘가로 여행을 갔다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보니 재미있어서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흥미가 생겼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답변은 여유로운 사람들의 투자 개념 숙소 운영에서 시작된다. 건물을 소유하고 있거나 자본을 넉넉히(혹은 어느 정도) 가진 사람들이 ‘요즘 게스트하우스가 잘 된다더라.’ 혹은 ‘요즘 은퇴 후에는 게스트하우스 사업이 괜찮다더라.’는 소문을 듣고 본인들의 자본을 투자해 사업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사실 위의 답변처럼 호기심에서 숙소 운영을 시작하는 호스트도 많지만, 이와 달리 아주 가끔은 게스트하우스라는 숙박업을 본인의 생업으로 삼을 수 있는지 오랜 시간 진지하게 깊이 고민해보고 시작하는 호스트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지막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부 제대로 된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하기 힘들다.

고민 없이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시작하면 대부분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을 운영하고 그만두거나, 혹은 제대로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혹시나 운이 매우 좋아 창업 후 처음 몇 달 동안은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숙소 예약이 가득 차고, 준비한 것에 비해 운영이 잘 되는 게스트하우스도 가끔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오래가지 못한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시작한 사람들은 자신이 숙소에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이를 유지하는 것 또한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특히 게스트하우스는 날씨, 경제, 문화, 계절 등 다양한 환경에 영향을 받는 사업인데 이에 대한 충분한 학습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다면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게스트하우스 사업은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며 길고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하는 장거리 달리기이다. 잠깐의 반짝이는 경험과 즐거움을 원한다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 번 그 생각을 재고해보기를 강력하게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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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는 겉으로 보이기보다 쉽지 않고, 재미있지 않고, 많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

게스트하우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본인이 ‘왜’ 게스트하우스를 하려는 지에 대해서 깊게 고민을 해보았으면 한다. 게스트하우스는 마냥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없다. 또한 여느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근본적 목적은 수익 창출이 되어야 한다. 결국 게스트하우스 운영에서 황금 같은 우리의 돈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최선을 다해 게스트하우스를 돌볼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재테크 방법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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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운영 대행과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숙소발전소의 공동대표이자 운영총괄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