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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4

ESSAY : 독립게임 에세이 - 공간을 채우는 예술, 게임 01

01. 소개 紹介 –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 것인가

글 아거게임즈 안민우 대표


 

안녕하세요, 독립 보드게임 출판사 ‘아거게임즈’ 대표이자 영등포 보드게임 공간 ‘디아날로그’를 운영하는 안민우입니다. 뜬금없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제 꿈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게임을 만들고, 시를 쓰는 사람이기도 하죠. 저는 항상 크든 작든 시도하는 삶을 살아왔고, 이제 하나둘 벌여온 일의 매듭을 지어나가며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삶이 풍성해짐을 느끼며, 앞으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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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Rawpixel on Unsplash

 

 

보드게임은 심미적 요소를 넘어 고객의 즐거움까지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등의 여러 숙소나 카페, 파티룸 등에 갖춰놓기 좋은 도구입니다. 또 온라인과 모바일에 지친 사람들은 다시금 오프라인 세계의 놀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본인의 숙박업소에 보드게임을 구비해두는 분도 많이 증가하였고, 보드게임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도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도대체 무슨 보드게임을 사면 좋을지, 어떤 보드게임이 우리 숙소에 두기 적합하거나 잘 맞을지, 수많은 보드게임 중 재미있는 게임은 무엇인지 등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보드게임의 세계가 궁금하시다면 이 에세이를 주목해주세요.

지금부터 약 1년간 저는 매거진 ON을 통해 우리가 흔히 보고 접했던 단순한 보드게임뿐만 아니라, 기존에 보지 못했던 다채롭고 다양한, 그러면서도 우리 숙소의 특성에 알맞은 여러 보드게임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 것인지 여러분께 향후 연재 계획을 간단하게 소개(紹介)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Photo by Sheldon Nunes on Unsplash


1막 – 콘텐츠


맨 처음으로 우리 숙소를 찾는 사람을 위해 비치해둘 만한 보드게임과 그 이야기를 담습니다. 외형(Exterior)을 갖춘 공간의 내부(Interior)를 채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예술이며 창조의 과정입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인테리어 디자인이 커버하는 영역을 벗어나, 분위기와 감성을 이루는 무형의 무언가로 공간을 채울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단순한 소품보다 더 큰 생동감을 줄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입니다. 그중 보드게임은 심미적 요소를 넘어 방문객이 가지고 놀기까지 할 수 있습니다. 숙소에 놓을만한 꽤 괜찮은 도구죠.

더 흥미로운 주제로 깊이 들어가 볼 텐데 이 주제가 너무 어렵다고 느끼신다면 바둑, 체스, 트럼프 카드, 마작 등 전통적이고 고급스러운 게임을 갖춰 놓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사람과 즐거움으로 장소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며, 사람 내음이 가득한 공간을 꿈꿉니다. 아무도 머물지 않고 쓰지 않는 공간은 죽은 공간이라는 명제 아래,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다룰 것입니다.

게임은 단순한 소품보다 더 큰 생동감을 줄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입니다.

2막 – 보드게임


보드게임(Board Game)의 사전적 의미는 “놀이판 및 간단한 물리적인 도구로 진행하는 놀이”입니다. 이 점이 제가 보드게임에 가장 크게 매료당한 부분이죠.
무엇보다 보드게임은 디지털 게임과 달리, 실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드게임은 반드시 어딘가의 장소에 놓아야만 합니다. 우리는 보드게임을 만질 수도 있고,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보드게임은 우리 눈에 보이는 다양한 물건과 매우 닮았습니다.

저는 그런 보드게임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디자이너들이 개발한 게임을 같이 연구하고 테스트플레이를 해보며 게임을 개선합니다. 그 뼈대 위에 아트(art)를 입혀 제작한 뒤, 우리나라와 외국에 선보입니다. 기존 상업 구조를 벗어나, 보드게임 제작 시 예술가와 협업하고 브랜딩과 품질을 중점으로 둡니다. 독립 출판을 지향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게임의 한계를 계속 확장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면서 게임의 새로운 역할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은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며 분위기를 형성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즐길수록 그 자체의 생명력이 향상되며 공간을 장악합니다. 작게는 테이블에서부터 크게는 공간 전체까지죠.

그 때문에, 공간 자체의 구성 및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의 특성에 맞는 게임을 찾는다는 것은 심오하고 매력적인 일입니다. 이제부터 회차마다 잘 만든 게임 몇 개를 골라 각각 어떤 특색이 있는지, 어떤 공간과 사람에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구상해보려고 합니다.

 

 

 

3막 – 예술과 게임의 상관관계


제게 게임은, 예술과 같습니다.

깊이가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예술은 “일상을 새로이 보게 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여기 예쁜 의자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이것이 평소 우리가 알던 같은 의자일지라도, 어떤 작가가 아름답게 고안한 의자라면 사람들은 ‘이게 의자야?’ 혹은 ‘이게 의자래!’라는 등의 말로 ‘신기해’하거나 ‘좋아’합니다.

이렇듯, 저는 당연한 것을 새로이 보게 해주는 것이 예술이며, 이것을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행위가 바로 예술을 감상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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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잘 만들어진 세계를 감상자가 이용하게 하는 예술입니다. 이 세계에는 목적이 존재하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쟁과 생존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경쟁과 생존은 인생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인생과 동질감을 주기 위해 철저한 세계관 속에서 아주 잘 조각되어 있어야 합니다. 결국 좋은 게임은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만드는 게임이고,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죠.

이렇듯 ‘예술’과 ‘게임’은 같지만 다른 듯, 각각의 방식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롭게 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술은 ‘다름’을 깨닫게 해주고, 게임은 시청각과 규칙(logic)을 이용해 ‘다름’을 체험하게 합니다.

보드게임은 오프라인 공간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한 공간에 모여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이때, 공간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이죠. 같은 시공간을 누리고 공유하는 사람들은 이 공간을 통해 서로를 알아갑니다. 상상의 세상을 현실에 붙잡아 놓는 것은 실제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찾아오는 사람에게 새로움과 연결이라는 가치를 주기 위해 내 공간을 가꿉니다. 저 또한 보드게임 공간을 운영하며 사람들을 연결하고 있고, 여러분의 숙소는 여행자에게 여행의 만족과 다양한 가치를 드리기 위해 공간을 가꾸며 노력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여행자는 해당 공간에서 머무르며 받은 영감으로 삶의 변화를 만들고, 그 긍정적 변화의 파장은 증폭되어 또 다른 여행을 만듭니다. 이것이 예술과 게임이 공간을 통해 우리 삶에 미칠 가장 큰 영향이고, 꼭 받아야 하는 영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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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

이번 기획을 통해 보드게임이라는 예술이, 공간에 얼마나 은은한 즐거움을 담아둘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흔한 젠가와 부루마불을 넘어, 진정한 보드게임 서브컬처의 다채로움을 소개합니다.

 

연이은 기고에서 우리 숙소에 놓을만한 좋은 게임들을 찾아 다뤄보겠습니다. 많은 교류와 이야기를 기대하며 첫 글을 마칩니다.

 

 

[연재목차]

2019.01 소개 紹介
2019.02 두 명 : 추상전략
2019.03 두 명 : 심리전
2019.04 두 명 : 카드
2019.05 특별편 : 빅게임
2019.06 서너 명 : 배치
2019.07 서너 명 : 추론
2019.08 서너 명 : 카드
2019.09 여러 명 : 블러핑
2019.10 여러 명 : 협상
2019.11 여러 명 : 마피아
2019.12 소회 所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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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거게임즈 안민우

게임 기획자이자 독립 보드게임 출판사 ‘아거게임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