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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s

2019-12-06

ESSAY : 독립게임 에세이 – 공간을 채우는 예술, 게임 12

12. 소회 所懷

Writer 아거게임즈 안민우 대표

Editor ONDA 소모라 매니저

Photo 유화가랑&Studio Sio

 


 

 

 

안녕하세요, 아거게임즈 대표 안민우입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밖을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눈이 오는 계절이 되었네요. 어떻게 벌써 한 해가 다 갔는지 참 놀랍습니다. 2019년은 이렇게 유난히 쏜살같이 지나간 것 같아요. 벌써 이 보드게임 시리즈도 마지막 호를 맞이하였습니다. 이 칼럼이 모쪼록 여러분들에게 재밌게 읽히는 글이었을지 모르겠네요.

 

이번 시리즈 칼럼을 기획하고 마무리하며, 담당 에디터님과 사진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칼럼이 단순히 여러 숙박업소와 공간에 어울리는 보드게임을 소개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기회 그 자체였거든요. 아끼던 게임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이에 얽힌 여러 가지 해프닝들이 떠올랐고, 그 추억은 생생하기만 했습니다. 1년간 칼럼을 연재하며 글과 함께 제 공간도 함께 무르익어 가서 느낀 점도 정말 많았고요. 스쳐 지나간 사람과 추억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던 2019년입니다.

 

그저 저는 사람과 게임이 좋아서 보드게임 관련 일을 열심히 했는데, 이제 이렇게 매거진에 글을 기고할 정도로 게임을 깊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또 새로운 사업을 하는 지금까지도 보드게임은 제 맘속에 남아 생각을 돕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이것이 보드게임의 핵심이잖아요.

 

그래서 본 시리즈에서는 공간에 두어야 하는 오브제로서의 보드게임을 조명하고, 그 오브제를 어떻게 활용해야 공간을 찾는 사람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알려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숙소, 혹은 나의 공간에 잘 맞는 보드게임을 찾으셨나요?

 

exposure 10

 

 

사실 제가 보드게임에 푹 빠진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었거든요. 좋은 콘텐츠는 공간을 점유합니다. 만일 우리가 어떤 공간을 세우고, 그 공간에 사람이 머무르게 만들고 싶다면 이를 도울 아이템을 그 속에 채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모든 공간은 각각의 역할과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 역할에 맞게 공간이 조성되고, 알맞게 사람들이 이용해주어야 ‘좋은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과연 어떤 것이 사람 간의 흥미로운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 물론 가장 궁극적인 지향점은 ‘공간 자체’가 그런 분위기를 형성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공간 자체가 주는 내러티브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건 해당 공간의 구조, 재질, 인테리어, 조명, 향, 음악, 호스트 모든 것이 맞물려 배어 나와야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숙소의 역할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휴식과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숙소의 가치와 의미를 담아야 하고요. 그런데 보드게임이 숙소에서 사람들끼리 편히 어우러지며 즐거움과 여유를 전달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내러티브와 숙소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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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거창한 것이 아님에도 우리의 본능을 건드리는 작은 콘텐츠를 찾아 배치한다면, 이들은 독자적인 내러티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서서히 공간을 채워나가리라 믿습니다. 저는 ‘재미’를 건드리는 요소로 게임을 찾았고, 어떻게 이를 통해 사람들 사이의 화학적 작용이 일어나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여 매장을 운영했습니다. 실제 게임 목표를 주고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 시작되면, 왠지 모르게 느껴지던 어색함은 어느 순간 사라집니다.

 

이는 새로운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난 사람에게는 더욱 강력해집니다. 부담을 내려놓고, 한결 열린 마음으로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대화를 더 많이 하고 알아갈 수 있는 도구가 되거든요. 이런 점을 미루어 봤을 때 보드게임은, 우리네 공간을 손님이 찾아오는 것과 같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것, 그 점이 바로 이 사회에서의 유대를 더욱 진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지금까지 작은 시리즈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오늘 같은 좋은 기회로 찾아뵙겠습니다.

 

 

 

[연재목차]

2019.01 소개 紹介
2019.02 두 명 : 추상전략
2019.03 두 명 : 심리전
2019.04 두 명 : 카드
2019.05 특별편 : 빅게임
2019.06 서너 명 : 배치
2019.07 서너 명 : 추론
2019.08 서너 명 : 카드
2019.09 여러 명 : 블러핑
2019.10 여러 명 : 협상
2019.11 여러 명 : 마피아
2019.12 소회 所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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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거게임즈 안민우

게임 기획자이자 독립 보드게임 출판사 ‘아거게임즈’ 대표